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하다
생각! 그래 생각을 할 시간이 필요했다.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있듯이, 나는 생각을 관둔지 너무 오래 되었다.
하고 싶은 일들과 해야 하는 일들 속에서 방황하고, 그 경계선에 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유튜브, 혹은 인터넷을 보다가 하루를 보내버리는 일이 잦아졌다.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핸드폰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지만, 쾌락을 택하고 생각하기를 포기한 사람들이 많아져버렸다는 인상은 늘 지울수가 없었다.
그렇게 느끼는 나조차도 내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시간을 팔아 순간적인 쾌락들을 스크롤하고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매일매일 공부만 해야 하는 일상 속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공부에 소비하고, 남은 찌꺼기의 시간들은 핸드폰에 쏟아붓는 삶을 살면서 생각이 필요했던 문제들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기에 언제나 찝찝한 감정만 남았다.
고등학교 때에는 2G폰을 사용했기 때문에, 공부하고 남은 시간을 창작 활동에 쏟을 수 있었다.
글을 쓰거나, 작곡을 하거나, 노래를 녹음하거나, 무언가를 꾸미거나.
지금처럼 수동적으로 즐길 거리를 뇌에 들이붓지 않았고, 나의 흥미와 생각 속을 배회하며 스스로를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냈었다.
대학교에 오고, 야자 후 한두어시간의 짤막한 여가를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되는 삶이 주어졌지만 오히려 한없이 넓은 시간의 바다 위에서 나는 아무것도 창작하지못하고, 사유하지도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생각을 배설할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찝찝했기 때문이다.
생각이라는 것은 머릿속을 스쳐지나가 어디론가로 사라지는 그저 바람 같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각은 방바닥 위 깨진 유리 알갱이처럼 보이지 않지만 우리 안에 흩어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를 정기적으로 모으고, 다듬어, 입 밖으로 내뱉는 일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이 넓은 도시에서 갈팡질팡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 뻔하다.
그래서 이 블로그를 만들었다.
하루를 정리하고, 내가 겪고 있는 감정과 마주하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스스로를 이끌어갈 방법을 궁리하기 위해서이다.
아무에게도 내 속마음을 잘 얘기하지 못하는 나와의 시간을 온전히 가지기 위해서.
오늘 왔다가 내일은 안보일 수 있겠지만 뭐. 그런건 예사니까 부담 가지지 않고 포스팅을 이어나가보고싶다.